으름이 익어가는 칠월 나영민
주렁주렁
줄기를 타고 매달린
뒷동산 언덕배기 숲속에
깨알같이 쏟아내는 옛이야기들
아버지의 지게 속
소 풀더미의 꾸러미에는
풀 내음 가득한 풋풋한 열매들
내겐 보물 상자 되어 곁에 조아린다
한 아름 받아들고
구석배기 쪼그려 앉아
철없이 야금야금 배를 채웠던
아버지의 따스한 정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잃어버린 발가락 사이
밤마다 약으로 다스리시던
그 짓무름은 이젠 괜찮으신지요
으름 꽃 향이
마을을 휘몰아치고
풋풋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익어가는 칠월이면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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