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김수길
지는 해가 그리움 되어도
잡히지 않는 세월이 가슴에 와도
보이지 않는 눈물이 흘러도
서리 내려 하얀 잡초들이
엉켜있는 길을
바짓단 적시며 나는 가야 한다
반 이상을 지나온 길이지만
하얀 조약돌이 미소 짓는 길과
작은 모래 위에 발자국 남기며 나는 가야만 한다
비록 힘든 길이라 하여도 숙명 이기에
저녁노을이 질 때 아름다운 황혼 앞에
회상할 수 있는 여유도 부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