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란화의 계절 이진섭

취란화의 계절 이진섭
취란화의 계절 이진섭


취란화의 계절 이진섭

그 이름 앵초라 하였던가

아 오뉴월이 무심도 하여

너에게 깊은 상처되어

먼 하늘만 보게 하였구나

쪼개진 붉은 초승의 달이

어둠의 밤으로 이어지면

네 외롭던 그대만을 향해

노란빛 보름달 되어주리

둥둥 울린 사찰의 종소리

조잘대는 새들의 숨결에

고개 숙인 그대 얼굴이

꽃잎 열어 가득한 미소

넷 가 기대 다소곳 쉼 하는

다섯 손가락 마디의 굴레

꼬부라진 달팽이의

수염뿌리가 곱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