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란화의 계절 이진섭
그 이름 앵초라 하였던가
아 오뉴월이 무심도 하여
너에게 깊은 상처되어
먼 하늘만 보게 하였구나
쪼개진 붉은 초승의 달이
어둠의 밤으로 이어지면
네 외롭던 그대만을 향해
노란빛 보름달 되어주리
둥둥 울린 사찰의 종소리
조잘대는 새들의 숨결에
고개 숙인 그대 얼굴이
꽃잎 열어 가득한 미소
넷 가 기대 다소곳 쉼 하는
다섯 손가락 마디의 굴레
꼬부라진 달팽이의
수염뿌리가 곱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