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가 저하 되었다

엄마가 임계치를 넘어섰다

절명의 혈당치를 찾아서

사무치도록 그리운 엄마에게

엄마가 돌아간다

상한선 한계 위험수위 임계치 과부하

그런 허들 준마 같이 뛰어넘고

달리던 아줌마 엄마는

이제 가시권에서 신기루가 되었다

기쁨도 슬픔도 꾸역꾸역

삼키던 엄마의 가슴도

뇌 용량도 풍지박산 과부하 되었다

혼돈의 시기가 도래하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엄마가

싸고 또 싸놓아도 허전한 보따리를

밤새도록 찾아 헤매는 것은

지난날 결핍인지도 모른다

엄마의 꺼칠한 손바닥이

무엇이든 쓰다듬고 더듬는 것은

몰캉하고 따뜻했던 것들의

그리움 인지도 모른다

엄마의 튼실하던 목고개 툭

떨구어지는 것은

억척으로 버틴 일생의 빗장을

풀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도 마음놓고 기댈 곳 없었던

절대 고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엄마의 시선은 초점을 잃었다

그래도 방싯방싯 자박자박

한 곳을 향해

엄마가 한사코 내 달리는 것은

임계치 저 언덕 넘어

처연하게 아름다운 노을속에

그리운 엄마의 엄마가

기다리고 서 있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엄마를 몽유할때

기억을 상실한 엄마의 하얀 머리가

정처 모르는 억새꽃처럼

반짝거릴 때

눈시울에 뜨겁게 맺히는 것은

이미 와 버린 저 세상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