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안귀숙
지난날
파렴치한으로 살았을까
오만불손하게 살았을까
누구를 핍박을 했었을까
반백의 머리카락
오늘이 내일이고 내일이 오늘처럼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삶에 향기를 잃고 수심이 찬
잔주름이 겹겹이 늘어선 눈 주변
그가 가는 길에
내가 가는 길과 무엇이 다를까
인생이 저물면 저렇게 되나
모르게 시큰시큰 콧등이 시리다
만약에 나에게
반백 년을 돌려준다면
벌처럼 소처럼 살다가
마지막 바람과 물같이 떠나리라
이제는 말하고 싶다
어디서 멈출 것인가
그대 꿈이 현실화되는 곳에
닻을 내리리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