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어리석은 날들의 쾌락은 사라지고
혼란스런 숙취처럼 괴로움만 남았다.
허나, 지난날의 슬픔은 ㅡ 포도주처럼
내 영혼 속에서 오래될수록 더 진해진다
나의 길은 우울하다. 미래라는 일렁여진 바다는
내게 고난과 슬픔을 약속한다
허나 오, 친구여,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살고 싶다, 생각하고 아파하기 위해.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비통과 근심과 불안 가운데
기쁨도 있으리라는 것을.
때때로 다시 조화의 미를 만끽하고
상상력에 눈물을 떨굴 때도 있으리라는 것을
또 아마도 ㅡ 내 슬픈 석양길에
사랑이 작별의 미소로 빛나리라는 것을
-알렉산드르 푸슈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