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이는 바람 김기철
산새 넘나드는 나뭇가지마다
북채에 자지러지는 법고 소리
이내 멍울진 맘 연해 두드리고
너른 법당 무심한 독경 소리
해 저녁 추녀 끝 풍경 휘돌아
이내 어둔 발길 돌려 세우네
아직은 푸른강 검붉게 물들이며
산새 따라 강 건너 가는 종소리
어느 뉘 업장 일깨우러 가시나
오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바람이
아침처럼 산문을 넘어 흩어지고
답 없는 헛헛한 하루가 서산에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