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사랑 갯부추 이진섭
오랜 세월 거울 빛으로 수놓은
드넓은 해수의 평온함이여
기다림으로 지쳐버린
돌무더기 잡초마저 끌어안고
차마 처들지 못했던
고개 숙임의 수줍음 따라
타들어가는 심장의 울음소리가
시퍼런 파도를 불러 젖힌다
갯바위, 님 몰래 어울려
달 흐르는 하루를 지새우면서
서녘 하늘 바람의 흔들림으로
애달픈 마음 날리우고
간밤에 내린 첫 이슬의 봄은
땅속 깊게 자리하는구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에 변해버린 홍자색 얼굴
짧은 키, 가녀린 다리로
수평선 자락 타고 먼 하늘 훨훨
미련한 욕망의 세월로
가득 채워진 꽃잎은
사랑 바구니에 매달려 눈물을 떨구고
아,
그토록 얄궂은 네가
밉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