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비록 떠가는 달처럼
미의 잔인한 종족 속에서 키워졌지만,
그녀는 한동안 걷고 잠깐은 얼굴 붉히며
또 내가 다니는 길에 서 있다
그녀의 몸이 살과 피로 된 심장을
갖고 있다고 내가 생각할 때까지.
허나 나 그 위에 손을 얹어
냉혹한 마음을 발견한 이래
많은 것을 기도해 보았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매번 뻗치는 손은 미치광이 같아
달 위를 움직이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웃었고, 그건 나를 변모시켜
얼간이로 만들었고,
여기저기를 어정거린다.
달이 사라진 뒤
별들의 천공운행보다 더
텅 빈 머리로.
-월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