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1막 1장 김기철
겨울 아침 숲속에서
새가 날았다
바람이 일고 마지막 잎새가 떨어졌다
잎새를 떨어뜨린 것은
새인가? 바람인가?
주위의 나무들이 웅성거렸다
잎새가 떨어진 것은
새 때문이라고
몰아갔다
새는 멋쩍은 낯빛으로 다시 돌아와
떨어진 잎새를 물고 둥지로 날아갔다
굴참나무가 말했다
잎새가 떨어진 것은
그 생명이 다해서 떨어진 것뿐이라고
무수히 많은 나무들의 시선이
굴참나무를 마구 흔들었다
너희 발 밑을 보라
너희들이 무수히 떨어뜨린
저 갈잎들을
너희들의 화려한 봄날을 위해
지난 밤
모두 너희가 남몰래 한 일이다
그 누구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