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록 김순옥
오월이 되면 꿈에서 깨어나요
현란한 봄이 지나가야
슬픈 환생은 보여요
같이 환생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신록은 슬퍼요
셔츠밑 목 언저리에는 언제나
검은 스카프가 여미어 있었어요
오늘 어린 연두잎에
눈부신 햇살을 보면서 알았어요
차라리 꽃도 잎도 아닌
한줄기 따뜻한 햇빛이 되어
어린 나에게 첫번째 글을 일깨워주던
그때처럼
신록을 일깨우고 있었을 당신
당신 두번째의 불립문자 읽으며
오늘 뜨거운 감격이 흘러내려요
그동안
푸른별은 수십번의 공전을 거듭하고
많은 아픈 사랑들은
속수무책 떠나가고
떠나 보냈어요
그래서
오늘 우리가 만나는
지상의 한 계절이
더 눈물겹게 빛나는지 모르겠어요
슬퍼서 더 깊어지는 온유의 눈으로
마음의 넓이를 키우며
신록은 나날이
무성한 그늘을 짖기위해
왕성해 가는지 모르겠어요
어깨위에
빛나는 당신의 견장을 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