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숲은 바람에

길을 내어주고

어둠은 초침을 달구며

아침에 다가설 즈음

호수의 등을 두드리고 나르는

철새의 날갯짓에

한 계절이 툭 고개를 떨구며 가고 있다

눈물을 흘릴수록

아름다운 꽃으로 피는 촛불처럼

머물다간 중에서

태워내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하늘은 푸르디푸르고

작금(昨今)은 어우러져 흐르는데

무엇을 남겨야 하며

무엇을 보내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