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쌍한 사람 조진희
어찌하다 나에게 오셨소
내 이리 가슴이 작은 것을
바다 같은 품을 내어주며
아픈 내 손을 덥석 잡아준 사람
그런데 말아요
손만 아픈 것이 아닌
마음이 병 들어 있으니
여직껏 당신 속만 썩이질 않소
언제 철이 들려는지 나도 모르겠소
당신은 모든 것을 다 주었는데
나는 아직도 방황을 하오
어쩌면 좋소
당신을 병들게 하고도
멈추질 않는 철부지 인생
왜 내 손을 잡으셨소
그냥 막 살다 죽게 내버려 두지
그리 곱던 당신인데
천사가 따로 없는 당신인데
이 못난 사람은 아직도 미워하오
당신이 너무 좋아 질투하나 보오
내 죽은 다음에야 그 버릇 멈춰지려나
이제야 얘기하오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은
당신이라는 것을
평생 동안 미안했소
내어줄 가슴 조차 없는 나를
지금껏 참아준 당신인데
아무런 할 말이 없소
다음 생엔 좋은 사람 만나
제발 사랑 좀 받아 보고 사시구려
나는 이미 틀린 사람이오
속 좁은 내가 얼마나 큰 죄인으로
살았는지 이제야 참회하오
미안 하구려 참으로 불쌍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