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틋함에 대하여 3 다락방 배경석
젊은 날
골목길에
희미한 가로등이 생기고 나서
별들이 흐르던 길을 쫒던 날 보다
떨어지던 빗줄기를 세어보는 날이 많아졌었습니다
시몬 드 보봐르의 제2의 성을 몇 번이나 읽어도
밤이 깊은 바람 속에
그녀는 모르고
나만 알고 있었을
골목 끝집 어여쁜 여학생의
발자국 소리를 세어보는 날이 많아졌었습니다
스무 발자국 소리가 지나고 나면
턱 괴고
비로소 뒷모습만 보곤 했었습니다
그때는
들키지 않으려 애섰지만
그녀가 알아주기를 바랐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오리온 별이 흐르는 밤하늘이면
빗줄기와 별빛을 헤아리며
보봐르의 책을 열고
나만 알고 있는
그리운 다락방을 만들어 올라
젊은 날의 뒷모습을 하나,둘 세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