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연습 김인숙
나를 위해 한 잔의
블랙커피를 타고 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포근한 향기를 만나며
향긋하고 따뜻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름 모를 슬픔
아득한 기대
깊은 절망
허기진 기다림
격하게 치밀어
오르던 숱한 기분
하나하나 차분히
커피 향 속에 실려
고요히 떠나 보내는
자그마한 이별의식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은 이렇듯
잠깐 만났다 떠나가는
아름다운 이별 연습을 한다
그것이 아픔이든 기쁨이든
오랫동안 아프고 그립지 않기를
홀로 쓸쓸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