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이서 걷는 신작로 길 안광수
미루나무 가로수길
덜컹거리며 뿌연 먼지
온몸에 뒤집어쓰고
십리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지나가는 차들은 자랑하듯
안갯속에 들어가는 초라한
모습을 감출 수 없구나
징그러운 뱀은 지쳐가는
다리를 붙잡으려고 뒤따라오며
검정 고무신은 미끄덩 소리 내며
나의 곁으로 떠날 준비하고
억지로 매달려 사정하듯
흙물이 가슴을 적신다
솔솔 불어오는 나뭇 사이로
손을 잡고 걷는 그 거리를
지금은 알아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