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소원
아버지의 소원
임종의 유언
아버지가 임종을 맞아 자식들이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언을 남겼습니다. 유언이 끝나자 거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너희 엄마의 음식솜씨를 따라갈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단다. 지금도 너희 엄마가 만드는 김치전 냄새가 나는구나.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맛을 봐야 편히 눈을 감겠다. 막내야, 가서 부침개 한쪽만 갖다 주겠니?”
막내의 빈손 귀환
잠시 후 막내가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가 힘없이 물었습니다.
“어째, 빈손이니?”
막내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아버지 드릴 건 없고 내일 문상 오시는 손님들 대접할 것 밖에 없다는데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아버지는 깊은 실망감에 빠졌습니다. 일생을 바쳐 키워준 자식들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조차 들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힘겹게 말을 이었습니다.
“그래, 이해한다. 너희 엄마도 힘들겠구나. 하지만 아버지는 지금 너희 엄마가 만든 김치전이 너무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입만 먹어보고 싶은데…”
자식들의 냉담
자식들은 얼굴을 마주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처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었습니다. 막내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제발 이해해 주세요. 내일은 손님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지금 김치전을 드리면 손님 대접할 게 없잖아요…”
아버지의 눈물
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자식들이 자신의 소원을 이기적으로 거부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 아팠습니다.
“알았다. 너희 마음대로 하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참이다. 아버지는 너희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틀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렀지만,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원했던 김치전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잊고 자기들만의 행복을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죄책감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