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야기 김해정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붉게 흔들리는 꽃, 찬란히 머물다가
시간에 바래지는 햇살과 나뭇잎
빈 마음 텅 빈 들녘으로
물억새의 청렴한 그늘도
두 눈에 맑게 흐르는 눈물이 된다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뭉툭하게 닳아버린 마음 한 귀퉁이에
때론 순하고 맑고 따스하게 위로를 준다
그리움의 정거장에서
가을을 툭툭 털고 겨울을 맞이하는
11월의 쓸쓸함은 무엇을 기다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