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김경림
아등바등하며
이중생활을 했다
돈을 쫒아가
적은 돈으로 살아보려고
눈물 콧물 흘리며
책 한 권을 팔아
생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시인으로 살겠다고 가슴 과 머리를 힘들게 또는 기쁘게 하며
쉬지 않고 시를 썼다
멈추면 굳어 버리기에
밥하다가도
공장에서 일하다가도
생각나는 시구가 있으면
분필로 적어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병원 의자에서
어디서든 쓸 수 있는
곳이 생기면 다른 사람이 되어 시를 쓴다
나는 생활 시인이다
시로 밥을 먹는다
배고픈 것도 괜찮아
날 위해 쓰는데
좌절감을 맛보고 쓰는 걸 멈추고 싶을때도 있지만
며칠 지나면
고뇌보다는 행복한 시를 짓고 싶다
난 영원한 자유인이고
떠돌이 같다
그래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