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향
부처가 위대한 건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 아니다
고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가 부처인 것은
廻向(회향)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을 크게 되돌려
세상을 바꿔냈기 때문이다
자기 시대 자기 나라
먹고사는 민중의 생활 속으로
급변하는 인간의 마음속으로
거부할 수 없는 봄기운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욕망 뒤얽힌 이 시장 속에서
온몸으로 현실과 부딪치면서
관계마다 새롭게 피워내는
저 눈물나는 꽃들 꽃들 꽃들
그대
오늘은 오늘의 연꽃을 보여다오
-박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