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사랑 이동구
목마르다고
끓는 물을 마실쏘냐
갖고 싶어도
바라만 보는 허수아비
얼굴이 좋아
따랐으나
마음이 오지 않아
여전히 허수아비
그 마음이 허락하여
이제 만났으나
그 마음속 마음마저
알 수는 없구나
총알이 날아와
가슴을 뚫었건만
살아있다고
입이 떨어지질 않네
안개꽃은 붉고
장미꽃은 희구나
허수아비는 폭우로
종이배를 덮쳤도다
허수아비 목덜미에
날리는 스카프
아차 하면 풀릴까
여전히 허수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