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두 스푼 최보경

햇살 두 스푼 최보경
햇살 두 스푼 최보경


햇살 두 스푼 최보경

향 진한 커피 한 잔

따사로운 햇살 한 스푼에

봄기운 온몸으로 스며든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은

봄노래 연주하 듯 찰랑거리고

강물 위 오리 두 마리

멀리서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

부녀 상봉하듯

연인 상봉하듯 포옹하며

부리를 연신 비벼 댄다

긴 포옹 끝에

길게 선을 그으며

유유히 시야에서 사라져 가고

잔 물결 여운이, 잔상이

아른거리며 햇살에 부서진다

잘못했어 집에 가자ᆢ 화해한 걸까

어서 와 기다렸어ᆢ 마중 나온 걸까

미안한 일은 없었나

화해할 일은 없었나

아름다운 정경에 마음 빼앗긴 채

햇살 한 스푼 생각에 담고

유영하듯 천천히 내 마음 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