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이진섭
파란 하늘 아래
불그스레 물들어버린
다섯 잎 단풍이
몰래 한 혼자만의 사랑이었다면,
촉촉한 이슬비
노랗게 빛바랜
두 잎 가로수 은행잎은
뒷모습 외로운 계절의 그림자였다.
그대 허기진 뱃살 움켜지고
낯 뜨거운 세월 따라
허무히 돌아오는 길목 위로
달 허리 앉은 밤하늘만 새까만데,
가을날을 잊은지
얼마나 흘렀을까
묵묵히 수레바퀴만 애태우더니
바람 날리는 낙엽만 돌돌 말려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