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이진섭

한솥밥 이진섭
한솥밥 이진섭


한솥밥 이진섭

파란 하늘 아래

불그스레 물들어버린

다섯 잎 단풍이

몰래 한 혼자만의 사랑이었다면,

촉촉한 이슬비

노랗게 빛바랜

두 잎 가로수 은행잎은

뒷모습 외로운 계절의 그림자였다.

그대 허기진 뱃살 움켜지고

낯 뜨거운 세월 따라

허무히 돌아오는 길목 위로

달 허리 앉은 밤하늘만 새까만데,

가을날을 잊은지

얼마나 흘렀을까

묵묵히 수레바퀴만 애태우더니

바람 날리는 낙엽만 돌돌 말려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