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도 강이 있지요 이진섭
창밖을 바라보면 봄이 있을까요
겨우내 굳게 닫친 창문을 열어봐야
한층 가까이 다가와 있는 봄을
느낄 수 있을 테지요
손 흔들어준 기러기들의
무리 따라 훨훨 날아가 버린
얼음꽃 벗들의 짧은 우정이기에
못다 한 사랑 이야기쯤
깨끗이 지워져도 되겠지요
어디선가 가을의 소리 들려올 무렵
강줄기 탄 옛 모습 보일라치면
한시름 놓아버린 애간장
살며시 풀어도 되겠나요
몇 해 지나 별빛 속으로
지나간 자리 바라다볼 테면
하늘에도 흐르는 강이 보이겠지요
그대가 놓은 강
당신의 강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