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릇연주를 들으며 주선옥

플릇연주를 들으며 주선옥
플릇연주를 들으며 주선옥


플릇연주를 들으며 주선옥

버드나뭇가지 한들한들

바람 그네를 타고

시냇물은 졸졸

시인의 가슴속에 흐른다.

푸른 강 건너고

먼 산을 넘어서

주홍색으로 꽃대 올린

참나리꽃이 활짝 피어나고

사뿐사뿐 고운 맨발로

그대 곁으로 걸어가던

그때 그 소년의

해맑은 미소는 미루나무를 닮았다.

햇살 따사로운 마당 가

오래 묵은 들마루 아래서

긴 수염 고양이 한 마리가

슬금슬금 마루 끝 참새를 쫒으려

늘어지게 기지개하는

아직 걸음마를 배우지 못한 아가의

까만 눈망울은 빨래를 널고

바지랑대를 세우는 엄마를 본다.

하늘과 땅이 고요하고

오직 저 푸른 휘파람 소리만

허공에 강물처럼 흐르니

전신에 돋는 비늘같은 기쁨이 화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