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소리 주선옥
나직하게 부르는 바람의 노래
어느 수행자 바랑에 담겨
사람의 마을마다 한 사발씩 내어서
때로는 보리심의 뜨거운 눈물되고
더러는 깨우침의 사자후 되어
부처님 전에 이르는 청기와 끝
어제는 맑은 솔향에 실려 오더니
오늘은 붉어진 단풍에 파르르
모질게도 몰아쳐 오는 흑풍일세
나무도 바람도 여여하게
천년만년 단정하건만
소리 없이 하늘을 나는 물고기
내 마음에 풍경(風磬)을 달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