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안의 소망 이진섭
옛이야기 고이 담겨
나부끼는 낙엽들 사이로
자수 놓아 물들어진
우리의 인연이 되고 싶었습니다
차갑게 스치는 바람에도
흐릿한 낙엽 줄기가
여민 옷깃에 묻어난
짧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땅거미 내려앉은 채
가을 향기를 품으며
기억 곁으로 놔두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부서지고 사라지더라도
보잘것없이 홀로 남은 내겐
단지,
세월의 순간이고 싶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