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노래할 즘 나영민
해바라기는
해를 따르지 않았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새까맣게
촘촘히 박혀 든
깨알 같은 씨앗에 뿌듯한
가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언젠가는
필요 불가결의 사이
내 몫을 다 챙기고서는
팽개쳐버린 죄로 바싹 마른다
운명은 애꿎은 법
가는 길도 막지 못하고
오는 길도 거부할 수 없는
인생 쓴맛 단맛을 다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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