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미소 이진섭
해가지고 달이 뜨면
서산의 달을 사랑하였고
달이지고 해가 뜨면
들녘의 해를 사랑하였다.
그리움의 작은 미소들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살포시 길섶을 거닐던 발걸음의
희미하게 사라진 옛 기억만으로
내 곁을 서성이는 그대가 난 그리웠다.
때론 모질게 흔들려야 했던
이름 모를 갈잎의 목소리가
귓가에 더 이상 밀려오지 않는 것이
난,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아버리고 말았다.
오늘도 허락 없는 바람결에
속빈 갈대가 노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