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그 겨울의 노래 이진섭
샛바람에 흐느낀 구슬 빛이
차고 넘쳐흐르더라도
깨져버릴 것만 같은 가슴은
훨훨 타오르는 유리잔의
맑은 순수를 몰래 따라갔습니다.
콧노래 풀피리 높여 부르며
살랑이는 실바람에 춤추는
꺼지지 않는 눈동자로,
길 잃고 서성이는 낙엽들의
초겨울 길섶을 마중 나갈 때면,
다가선 어둠의 낯선 소망은
맹추위를 감싸 안고
사그라들기만 기다리는 밤,
하염없이 눈 내리는
잔잔한 미소만 손꼽아 기다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