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꽃 푸른 양귀비 정해란
히말라야 동쪽 은둔의 작은 왕국
부탄의 국화(國花)
순박하고 투명한 티벳인 눈빛 닮아
맑게 눈 뜬 푸른 양귀비
고산지대 바람의 땅
척박한 그곳에 뿌리내려
지상과 천상의 경계를 딛고 핀
위태롭게 아름다운 꽃
내 마음의 빈 뜨락
푸른 한 송이로도 가득 채운 꽃
비에 젖은 푸른 양귀비
숙인 채 젖어가는 신비한 여인
바람의 눈물인 듯, 슬픔인 듯
방울방울 맺힌 빗방울
가슴으로 흘러들어
잊혔던 흐름 고요히 깨우니
온통 푸른 강물로 흐르는구나
비 오는 날에도 가장 밝은
부시지 않고도 가장 빛나는
고혹적인 천상의 여인
하늘 가까워 더 맑은 파랑으로 밴
푸른 양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