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꽃을 꺾어달라 하기에

가을 잎새를 주워왔고,

별을 떼어달라 하기에

주머니 속 종이 별을 꺼내주었다.

어여쁜 꽃 꺾을 수없어

뒹구는 계절의 허전함을 담았고,

너무나도 높은 저 하늘바라기에

손수 만든 별을 접었다.

나의 꽃을 받아준 그대

나의 별이 되어준 그대

깊어 만 가는 밤의 이유를

더 이상 그 무엇도 되물을 수가 없었다.

그대만의 달이 되어준 네게

지울 수 없는 인연이었을 땐,

쓰라린 가슴 조금씩 채워가며

해 지고 별 뜨는 곳에 살아가면 그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