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고구마 김해정

착한 고구마 김해정
착한 고구마 김해정


착한 고구마 김해정

흙에 뿌리를 묻고 산다

본향의 탯줄이 넝쿨로 묶여

함박웃음 씨족사회를 엮었다

서릿발에 말라가는

밭두렁 줄기에서 어둠을 캐낼 때

굵은 씨알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황톳빛 옷을 입은 고구마는

울퉁불퉁 두루뭉술 전라도 태생

삶기도 전에 울컥 목이 메어온다

알몸으로 익어가는 붉은 몸짓

동치미와 건네는 엄마의 눈에

별처럼 고운 고구마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