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하루 긴 여운 정종명
유년 시절 소풍 설렘에
손꼽아 기다리던 날
중년을 사는 지금도 소풍은
가슴 짜릿한 단어로 일렁인다
동시대를 풍미했던 동기생들
꽃 피어 아름다운 봄날 여행을 가네
대지를 살찌우는 봄비 촉촉이 내리고
먼 길 바삐 흐르는 시간에 초조한 마음
그립고 정다운 얼굴들 화색 돌고
왁자지껄 수다에 피어나는 행복
삶의 회한 접어두고 즐기는 시간
동해 푸른 물도 응원하듯 춤추네
거친 대화에도 이물 없는 소탈함
만면에 하회탈 같은 미소
곱게 익어가는 푸근한 얼굴들
짧았던 하루 긴 여운으로 벅찬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