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못난 세월의 기억 이진섭
구름도 꽃내음이 좋아 가져가버리는 세상
꿈을 잊은 빛바랜 사진 속의 회상하나
이제야 눈앞에 아련히 물들어 다가오니,
헐벗은 빈 주머니 채우려 구애를 하듯
그때 그 기억들이 순수하게 다가오더라.
잡초 무성한 긴긴 둑 외길에 흘린 사연은
떨어진 낙엽에 깊게 파묻혀 숨어버리고,
꽃바람 물들라 노랫가락 익어갈 때쯤
불러보리라 손가락 구부리며 언약했건만,
무심한 세월이 미워도 생의 순간을 건너
하얀 구름 머릿결 사이로 소복이 앉으면
찾을 수 있으리, 한 번쯤 기억해 볼 것을,
이러니저러니 얕보고 살아온 세상
던져버린 미련일랑 하늘 바라며 찾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