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윤선

중년 이윤선
중년 이윤선


중년 이윤선

비 온다는 말은

비 오는 소리는

우산을 들고도

주책맞게 옷자락이 젖고

머리까지 젖는다

별수 없는 나이인지

세월에 저버렸는지

세월에 지지 않으려 했는데

커다란 나무 같이 흔들리고

작은 꽃처럼 흔들리고

가지위에 새도 못 앉게 흔들린다

이슬비 와도

애초롭게 흔들리는 그대

젖을 준비되었습니까

후드둑후드둑 후드둑

조금씩 조금만 저주고 지세요

촉촉한 이슬 먹은 풀꽃처럼

우산이 바람에 뒹굴어도 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