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붉은 망울의 소망 이진섭

장미 붉은 망울의 소망 이진섭
장미 붉은 망울의 소망 이진섭


장미 붉은 망울의 소망 이진섭

꽃을 꽃으로 보지 않았고

나무를 나무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내 바람 흔들리는 꽃을 보았고

봄 내음에 싹 틔운 나무를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아닌 그대 삶을 통해

그렇게 인생은 흘러 흘러만 갔습니다.

바다를 가르는 해무의 애환이

산마루 눌어붙어 고개를 들었을 땐,

괜스레 웃어주는 짠한 사연에

여울져 맺힌 미소가 떠오르듯

그대 얼굴의 작아진 입술을

살며시 깨물어 아파하고 말았습니다.

하늘 떠가는 구름이 놀러 오고

꽃향기 저 강물에 녹아내려 비치면,

돌팔매 던져 퍼져나간 물살에

망울 스치고 떨어지는 봄비가 피어

아름드리 사랑을 쌓아가듯

지는 자락엔 기억 속의 그대만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