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비애 이진섭

장미의 비애 이진섭
장미의 비애 이진섭


장미의 비애 이진섭

그토록 찬란한 하루의 여울진 눈빛이

어렴풋 녹아내리는 날이면,

휘날리는 하얀 비 맞고 얼어붙어도

사라진 목마름에 기대고서

애간장 타들어가도록 서러워 말아라.

코끝 주름이 얼룩으로 묻어나던

고운 향기 아련히 뒤돌아서고,

따스한 온기마저 사라진 계절에

찬서리 굳어버린 얼음장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세월쯤이야…

속절없는 얼굴을 외면하면서

유리창에 숨겨진 기억들까지,

문득문득 가슴에 차오르듯

가을장미 물들어 흘러가버린

이 겨울 못다 한 이야기가 떠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