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세시 김미송
천둥이 지나고
사랑비가 내렸다
꽃들은 세례를 받고
잎은 눈빛이 반짝인다
홍시 익어라
베란다에 고이 모셔둔 대봉
물대포 맞더니
속살 터지고 때 하나 남지 않았다
방긋 피어난 군자란
소낙비 지나가니
손 흔들고
친구가 보내준
포인세티아는
잇몸 드러내 웃고 있다
일요일 오후 세시
물 총 쏘아대는
다섯 살 손자 녀석
꽃과 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