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나저제나 정외숙
조용하게 들려오는 봄비 소리가
너의 모습을 캡처해서
선명한 영상으로 소환한다
밀려오는 허전함에
비 내리는 골목을 걸어보지만
허전함은 더 깊어진다
다시 봄이 되면
시원한 바람을 등에 지고
진달래가 활짝 핀 꽃길을 함께 걷자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던 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봄비가 그치고 나면 두 손 꼭 잡고
현기증이 나도록 무리지어 피어있는
진달래 길을 사뿐사뿐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