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빠진 그릇 최수경
오랜만에 어머니와 마주한 밥상
밥그릇 국그릇이 이가 빠졌다
매일 홀로 드시는 밥그릇 마저 초라해
밥그릇 국그릇에 접시 몇개 더해서
예쁜 그릇을 사다드리며
이제는 이 그릇에 넉넉히 담아
맛있게 드세요
또 오랜 시간이 지나고
돌아오지 못 할 먼 길 가신 어머니 보내고
집을 찾아 뒷 정리를 하다가
찬장 구석에서 오래전 사다드렸던
새 것 그대로의 그릇이 나왔다
그때 새 그릇에 따뜻하게 밥 한 그릇
담아드리지 못했음을 이제야
이빠진 밥그릇에나마
왜 진작에 따뜻한 밥 한그릇
담아드리지 못했나 후회한들 …
어머니 내 어머니
지금은 예쁜 밥그릇에
따뜻 한 밥 드시고 계시는지
꿈에라도 마주 앉아
따뜻한 밥 한술 함께 했으면 좋으련만
이제와 돌이켜야 아무 소용없는
후회 그리고 아!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