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학개론 이태기
힘껏 버티던
내 心原의 탑은
그날의 지진으로 균열이 갔다
밤마다 횡격막 들썩거려
여진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생각의 구름이 회오리 치면서
슬픈 계절풍을 불러 연약지반의 가슴으로
비가 내렸다
피우고 놀던
모닥불 장작더미가 먼저 떠내려갔다
장대비는 노아홍수처럼 그칠 줄 모르고
매일 탑신을 씻고 깎았다
허물어진 잔해와
지난 세월이 같이 떠내려가고
하릴없는 기억들이 출렁이며 돌아본다
기단부까지 다 깎이는데는
100일이 걸렸다
무지개는 떴지만
나는 돌 위에 돌 하나도 얹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