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난초 김해정
스치는 게 두려워
지나가는 바람에 눈을 감아요
숲속 낮게 드리워진 언덕
부끄러워 부끄러워
키 작은 몸을 움츠리고
발 덮인 푸석한 흙들의 독백
수줍어 소담한 미소 뿌리면
눈부신 하늘 아래 봄의 노래
바람의 언어 껴안고 하얀 꽃 피어나니
봄 자락에 화들짝 놀란 가슴
어린 듯 가냘픈 풀잎의 입술
청초하고 은은한 그 향기
티 없이 순수의 빛깔로 물든
가녀린 속살조차 보이기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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