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 박동환
무겁게 드리운 구름은
침착하는 입자처럼 마음 한구석에
수북하게 쌓여 자리를 차지하고
영혼이 떠난 자리에 남은 주검처럼
힘없이 축 처져 덩그러니 놓여 있다
축축한 장판 위를 흐르는 습기는
드러누운 등짝에 들러붙어서
마치 한 몸이 된 로뎅의 조각으로
생각의 빗장을 단단히 채우며
우울한 날의 어둠에 잠긴다
이런 날엔 세찬 바람 맞으며
구석구석 늘어진 그림자를 세우고
축 처진 발걸음을 힘차게 걸어서
살아있는 생명의 붉은 심장처럼
터질 듯 목청을 돋워 외치고 싶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