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사랑하다 3 홍계숙
널,
도통 모르겠다
단 한 번 본 적 없어도
책을 읽다가 불쑥
친구랑 대화 속에서 불쑥
길을 걷다가도 성큼 다가오는 널
기쁘게 냉큼 손을 잡는 날
날,
도통 모르겠다
온전히 본 적 없어도
네 곁에서 밤새도록 즐거운 나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나를
밀려드는 그리움을 짓고 허물고 또다시
짓고 있는 나를
괜찮다 다 괜찮다
그냥 이대로 거울 속 내 모습
온통 너이길 바랄 뿐,
그것이 진정 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