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었을까 나영민
날아든
작은 새 한 마리
열어놓은 창문이 문제
며칠을 계단에서 굶주림으로
웅크렸을까 생각하니 아찔해 든다
겨우 숨을 헐떡이는 사경
발가락 사이에 거미줄이 엉켜
세심히 떼어주고 혹여나 살아날까
조바심으로 풀숲에 놓아주지만
벌써 돌아올 수 없는 강으로 내달렸다
운명 앞에 겸허해지는 시간
한쪽에는 병마에 시달리다
몇 시간 먼저 생을 놓아버린 지인이
마음에 밟혀 드는 묘한 순간
평소 새를 키우며 행복해하던
그분의 미소가 겹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