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영광과 빛을 잃어도 또 다른 빛을 얻는다 차성
깊숙이 잠들어 있는 별들이
유리처럼 투명하게 풍화되어 부서지는 시간
나는 아득한 옛 생명을 끌어안고 사는 조약돌
나는 대낮 속에서
분명 낮잠을 잔 것은 아니다
바람을 이겨내었다
습기와 벌레와 부식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여름 태양이 천년만년 출혈을 하는
그 뜨거운 빛의 세례를 받고 있다
단단한 열정이 결정된 백금처럼 빛나고
심연으로부터 파내어 불변의 형태를 지녔다
번쩍거리며 바닷속으로 숨어 버린 것은
무엇일까
그 옛날에 내가
창공을 향해 쏘아 올렸던 화살이었을까
파도 소리에 취해 버린
바다 갈매기가 주정을 하듯
율동 잦은 파도 위에서
허무한 구름 아래에서
비틀거리며 날아가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있다
하늘로 뻗쳐 올라가다가
그냥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나의 길
창끝 같은 예리한 햇살이
하얀 피부에 와 박히는 것을
나는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