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연꽃
연꽃


연꽃

아내와 나란히

일산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파란 하늘 아래

싱그러운 봄바람 맞으며

강같이 바다같이

드넓은 호숫가 거닐며

그날 따라 세상은

참 밝고도 따스하더라.

그리고 나는 또 보았지

공원 한 모퉁이 연못 위

두둥실 떠 있는

눈부신 순백(純白)의

연꽃들

진흙탕에 뿌리박고서도

티없이 환히 피어난

저 맑은

빛깔의 꽃들.

세속의 더러움과 번뇌

온몸으로 삼키고 잠재우는

저 고요한

성불(成佛)과 해탈의 모습

차안과 피안의

경계 살그머니 넘어선

아름다운 열반(涅槃)

하나, 둘, 셋……

-정연복 ‘불교 시 모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