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삶 김지희
진눈깨비 쏟아진 산천은
엄마의 새하얀 미소처럼 하얗다.
소복하게 쌓인 그 길에는 어떤 길 문이
열릴 줄 모른다
가다 보면 빙판길 가다 보면 새하얀 꽃길 물동이 가득 눈을 담아 가마솥에 쏟아붓고 마르지 않는 솔잎가지 꺾어다 마른 불쏘시개를 쬐금 넣고서 불을 지피면 그곳엔 온통 새하얀 연기가 가득하다
눈물 콧물 흘리며 눈을 녹여서 식구들
세숫물 밥물 그렇게 그렇게
엄마는 그 끈을 잡고서 살아 나오셨다
그 시절엔 왜 그리 삶이 궁핍했는지
어릴 적 그렇게 사시는 엄마의 모습이
왜 그리 슬퍼 보였던지
이제는 기억 저편에서 마음이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