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접시꽃 주선옥
언제나 이맘때 하늘 푸른 날
다홍치마 곱게 차려입고
누군가 그리운 이 만나려나
한껏 부푼 설렘으로 오는 그녀
슬쩍 지나가는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며 뒤로 물러섰다가
또다시 성큼 뜰아래로 내려서서
눈부시게 함박웃음을 짓는다.
가녀리진 않으나 뭇 눈길을 끄는
아련한 너의 몸짓은 때로
내 어머니의 젊은 날 그 어여쁨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시간 속에
굵어지고 울퉁불퉁한 손가락으로
꽃잎을 만지는 당신의 마음
꿈도 사랑도 가득했을 그 계절
이제는 자꾸 놓이는 순간
그렇게 고왔던 시절도 있었다고
잊히어가는 팔순에 어렴풋이 떠올리는
당신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나는 부채춤처럼 감상하고 있다.